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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천재수술(3) 이 박사는 혜성이 나가면서 남겨둔 자신의 연구 노트를 집어서 뒤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연구노트 여기저기에는 혜성이 적어놓은 신경생리학 용어와 복잡한 화학식들이 곳곳에 적혀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곳에는 아예 크게 ×를 그려놓은 장도 있었다. 이 박사는 말없이 자신의 연구 노트를 덮었다. “아들은 이미 답을 찾은 것 같군. 생각보다 너무 빨라. 두려워.” 그때 간호사들이 급히 달려왔고 연구실에 있던 이 박사도 병실로 달려갔다. 혜성의 발작이 또 시작된 것이었다. 이 박사는 응급처치로 우선 해열제가 들어있는 수액을 정맥에 꽂아 넣고 진정제를 놓았다. 잠시 후 혜성은 예전의 평정을 찾으며 잠들고 있었다. 혜정은 이 박사와 병실을 나왔다. “여보, 1주일 안에 혜성이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요. 안 그러면 당신과 끝..
악의 꽃(마지막회) 카엘은 아버지 요한과 앙뜨앙르 부인, 동생 미카엘이 반겨주는 가운데 5년 만에 집에 도착하였다. 떠날 때는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귀여움을 가진 어린 카엘 이었지만 지금은 체격이나 외모가 성인에 버금가는 성숙한 아이로 변해있었다. 아버지 요한은 예순이 넘은 노년의 중후한 신사가 되어 있었다. 카엘의 시선을 끈 것은 동생 미카엘이었다. 13살의 미카엘은 카엘 과 같은 푸른 눈동자와 금발의 곱슬머리로 아직은 애 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 간 카엘은 가족들과 함께 밤이 늦은 시간까지 얘기를 나누며 만남의 기쁨을 같이 느끼고 공유하였다. 그날 밤 카엘 의 침실로 동생 미카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둘 사이에 잠시 어색함이 흘렀으나 미카엘이 먼저 말을 걸었다. "형! 베토벤 아저씨가 죽은 것 알아?" "그..
악의 꽃(2) 시간이 흘러 앙뜨 앙르 부인의 출산이 있던 날 밤. 하늘은 짙은 먹구름으로 깔렸고 간간히 천둥벼락이 어둠을 밝히며 소나기가 빈의 도심을 적시고 있었다. 몇 시간의 산고 끝에 부인은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렁차게 울음을 터뜨리고 그 이후에는 요한과 부인 앙뜨앙르를 똟어 지게 쳐다보며 싱글벙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요한은 이 아이의 이름을 루시퍼와 대적해 이기고 천상의 법을 수호한 대천사 장 미카엘의 이름을 따서 요한 미카엘로 지었다. 카엘의 나이 세 살이 되던 해였다. 카엘은 세 살이 되던 해 피아노를 전혀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아버지 요한이 치고 있던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대로 음률을 피아노로 치면서 아버지 요한을 놀라 게 만들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