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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천재수술(7) Y대에 첫 출강을 하던 날 지성은 김정남 교수와 함께 늦은 시각까지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지성은 저녁부터 마신 술이 꽤 많은 양임에도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비우기를 번복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남이 지성의 술잔을 뺏었다. “술이 많이 되었네. 이쯤에서 일어나지. ” “아니, 지옥까지 갈 생각이야.” “자네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이건 아닐세.” “이건 아니면 어떤 게 답인가? 알면 대답해 주게.” “내가 자네와 같은 상황이었어도 난 혜성에게 전두엽 제거 수술을 했을 걸세. 그 수술이 없었다면 혜성은 이미 죽고 없을 거야. 자네의 빠른 판단이 그 애를 살렸네.” “애당초 천재 수술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나의 욕심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이미 지나간 얘기를 두고 시시비비를 따져서 얻는 ..
장편-천재수술(6) 그날 밤 혜성은 갈증으로 잠에서 깼다. 병실 안은 취침 등이 켜진 채 모두 잠들어 있었다. 혜성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가 있는 곳으로 갔다. 문을 열고 음료수를 한 병 꺼내 마시자 갈증이 해소되는 듯 병실을 한번 둘러보고는 연구실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연구실 쪽 방향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누구지?’ 혜성은 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지성의 연구실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갔다. 두 명으로 보이는 사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 한 명을 보니 김정남 교수가 확실해 보였다. 김 교수가 맞으면 여기에 온 이유는 자명했다. 아버지가 기술이전과 관련하여 김 교수의 제안을 거절하자 김 교수가 직접 지성의 연구자료를 빼내기 위해서 온 것으로 혜성은 생각했다. “김 교수님, 이제 도둑..
장편-천재수술(5) 혜정으로부터 노트와 필기구를 받은 혜성은 유전자검사실에서 보았던 자신의 게놈지도를 그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특수 형광분석기에서 보았던 그림을 모두 그리자 조용히 말을 하였다. “아빠, 저의 유전자 중 상당수에 염기 서열상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하겠지만 특정 신경세포 γ의 작용과 관계있는 유전자 부분으로 보여요. 그 변화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유전자에 나타나는 이상 변화는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아직 고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지연작용을 일으키는 치료법을 찾아내는 것도 인간의 게놈에 대한 지도와 메커니즘이 완전히 발견되기 전에는 힘든 게 현실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선행되지 않는 한 문제는 어디에서 일어나기 마련이잖니.”..